아름다운 삶의 이야기/힐링스토리

믿음과사랑으로...

해와달 처럼 2013. 2. 28. 06:24

 

.                   에이마키 탈렌트 돼지저금통 (미니) 3P                 [ALS ] 에이마키 황금 돼지저금통 (대)

 

믿음과 사랑으로 복을 빌어 주셨던 아버지
아버지는 우리가 아직 어릴 때부터 용돈이 생기면 반드시 저금통에 저금하게 하셨다. 그리고는 그 돈으로 각자에게 병아리를 열 마리씩 사 주셔서 풀 뜯고 벌레 잡아 먹여 키우게 하시고 닭이 낳는 달걀을 어머니께서 값을 주고 사 주셨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닭을 더 늘리기도 하고 어머니와 함께 장터에 나가 팔기도 했다. 그리고는 토끼나 강아지를 샀고 그렇게 각자의 ‘사업’을 번창시킬 때마다 부족한 돈은 아버지께서 보충해 주셨다. 그러다 제일 마지막에 키운 것이 양인데 각자가 책임지고 기르는 것이라 어린 동생들은 키운다기보다는 끌려 다니기 일쑤였다. 젖을 짜려면 셋이 다리를 잡고 안고 짜야 하고 비가 오면 꼴도 베어 와서 먹이고 하면서 자립심과 책임감, 그리고 생명의 존엄성도 함께 길러 주셨다.
그런 날들 중, 지금도 가끔 이야기하며 웃는 일이 있다. 우리가 6년 동안 뒷발에 채이고 뿔에 받히면서 정성으로 풀 먹여 키운 양을 팔던 날이다.                      
지나가던 장사꾼이 양을 판다는 소리에 들렀다. 그리고는 “요즘 양 값이 형편없이 떨어져서 이걸 사 가면 손해 보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정말 좋은 값으로 쳐 드리는 건데, 괜찮을까?” 하며 공연히 헛수작을 부리는 것을 어린 눈으로도 알 수 있었다. 가끔 어머니를 따라 장터에 다니다 보니 장사꾼에 대해 대충은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장터의 시세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고. 그러나 장사꾼의 말을 그대로 믿으시고 “감사합니다.”만 하시는 아버지를 더 신뢰하여 장사꾼이 양과 함께 멀리 사라지는 것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아버지께서 우리 모두를 불러 모으셨다. “장사꾼이 좋은 마음으로 특별한 값을 주고 양을 사 주었는데 복을 주셔서 우리 때문에 손해 보지 않게 해주시라.”고 기도하시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모두 마음을 모아 “아멘” 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장터에 나갔던 나는 그만 놀라고 말았다. 양 값이 우리가 판 것보다 훨씬 비쌌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끔 식탁에서 그 얘기를 하며 웃음을 터뜨린다.
“아니, 대천에서 그렇게 장사를 잘하셨으면서 왜 그땐 그렇게 모르셨어요? 설마 그새 다 잊어버리셨을까?” 하며 신기하여 여쭙기도 했다.
그러나 그 웃음 속엔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더 크게 숨겨져 있다. 다른 사람의 이익과 행복을 진심으로 염려하고 바라시는 한결같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지 않은 값진 것이기에.
알면서 속아 주신 적도 있다. 한 동네에 살면서 이상하리만큼 아버지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었다. 평소에도 공연히 안 좋게 대하고 얘기하고 다니더니 어느 날 자기 송아지를 아주 좋은 송아지라고 하면서 사라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병든 송아지라는 것을 아시면서도 그 사람을 위해 사 주셨다.

 

 

 

 그리고 그 사람의 말도 그대로 믿어 주셨다. 기분 좋아하며 사라지는 그를 위해 아버지는 그날도 우리와 함께 기도하셨다. “저 사람의 마음을 녹여 주셔서 우리를 오해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게 해주시라.”는 내용이었다.
얼마 후 병든 송아지는 죽고 말았지만 그 소를 팔았던 사람은 미안해하며 결국 아버지를 존경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아버지는 어느 누구라도 그렇게 바꾸어 놓는 신기한 힘이 있었다. 전라도에서도 아무리 막말하는 사람도, 사람을 대하는 것이 정말 대책이 없어 보이는 사람도 아버지 앞에서는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존댓말로 대하는 것을 보며 신기했었다. 그런데 그 비결은 아버지의 환한 미소와 그에 따른 생애였다. 나는 흉내낼 수 없는, 비록 손해를 볼지라도 현재의 형편에 좌우되지 않고 사람들을 믿어 주고 잘되기를 빌어 주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우리에게 보이는 교육, 살아 있는 교육이었다.
우리가 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은 이래서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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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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