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러리/이런저런 이야기

가슴아픈 사연 (상담일기)

해와달 처럼 2013. 1. 15. 06:32

  _ 가슴 아픈 사연 상담일기 _

 

“그냥 눈물이 나와요!”

전화 속의 목소리는 말하기도 약간 힘이 드신 할아버지 소리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도 보고 조선일보를 보았어요.”


그러면서 자신을 소개하신다.
“나는 대학을 두 군데 나왔고 시인이고 수필가예요.
신문을 보았는데 좋은 말씀이 많아서 좋아요.
많이 공감이 가요. 그리고 그냥 눈물이 나와요.”

할아버지 목소리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변했다.

“나는 월남전에 참전했고 국가유공자예요.
지금은 자식도, 마누라도 없이 혼자 살고 있어요.” 하며 자신을 더 자세하게 소개하신다.
나는 궁금해서 “왜 혼자 사세요?” 하고 물었다.
할아버지는 누군가 얘기할 상대를 만났다는 듯이 얘기를 풀어나가신다.
“내 얘기를 좀 해야겠어요. 나는 건축목공일을 했는데 계획보다 일이 며칠 일찍 끝나서 집에 왔어요.
집에 들어서니까 웬 젊은 남자가 나오기에 싸움이 붙었어요.
그러니까 그놈이 안을 향해서 내 부인보고 ‘여보!’라고 부르는 거예요.
그 소리를 듣자 나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어요.
기가 막혔습니다.
...
(할아버지가 겪은 가슴 아픈 사연을 차마 기록을 할 수가 없다.)
저는 10년 2개월 감옥살이를 하고 나왔어요.


“여기는 춘천인데 여기서 제일 가까운 곳을 가르쳐 줘요. 방문하고 싶어요.
밥값도 내겠어요. 돈 내라면 나라에서 국가유공자로 받을 돈이 있는데 그것을 내겠어요.”
현재는 기초생계비로 살아가고 있는데 국가유공자라 다른 사람보다 많이 받는다고 하신다.
혼자 외롭게 사시던 할아버지는 신문에 난 우리의 생활(정회원, 준회원, 특별회원에 대한 설명)만 읽고도
마음에 북받치셨던 것 같다. ‘그곳에 가면 나에게도 행복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셨던 것 같다.
할아버지가 왜 그렇게 울먹이시면서 말씀하셨는지
나는 그 마음을 확실히 알겠는데 그 마음을 글로 표현하기는 쉽지가 않다

.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동아일보 기사를 다시 읽어 보았다.
우리의 생활을 그냥 너무 평범하게 짧게 썼을 뿐이고,
나는 아무리 보아도 그렇게 감동적인 내용이 없었는데
할아버지는 거기서 자신이 붙잡을 한 줄기 빛을 보신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더욱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일반적으로 자기가 행복을 누리고 있는 동안은
그것이 어떤 행복인지를 잘 느끼지 못하지만 그것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모든 사람이 그리는 유토피아,
이상촌이라는 것을 밖에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것보다 덜 느끼고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오랫동안 이곳에 살다 보니 이곳이 바로
실제 천국으로 그대로 옮겨 놓을 천국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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