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의 이야기/삶의향기

돌나라 한농 청송골에 아침 산책길

해와달 처럼 2018. 3. 15. 18:32

돌나라 한농 청송골에 아침 산책길

 들려오는 노인 웃음소리 천진무구 하다.'


잘 되는 집안에서는 세 가지 소리가 들린다지.
아기 웃음소리, 책 읽는 소리, 다듬이 소리...
여기에 한 가지 소리가 필히 보태져야 할 듯하다.
노인 웃음소리...
자효쌍친락(子孝雙親樂)이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지 않는가?
자식들이 효도하여 노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면, 집안 만사가 잘 되고 행복해진다고..



아침 햇살이 동편에 빼꼼히 고개를 내밀 무렵이면, 여기저기 산보하는 어르신들의 모습들이 즐비하다.
특히 깔끔히 단장된 돌나라 한농 청송마을 야외 운동장은 한겨울에 들어서면서

 어르신들의 산보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투명한 아침햇살 아래, 운동장 트랙을 부지런히(?) 걸으시는 모습들을 보면 햇살보다 더 눈부시다.
80이 훌쩍 넘으신 두 내외분이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며 한겨울 햇살 아래 걸으시는 모습...
어떤 아름다운 풍경인들 이만할까!?

돌나라 한농 마을 잔디구장에서 84세 아버님과 80세어머님 잉꼬부부 축구경기


간밤에 진눈깨비가 내린 게 운동장 트랙을 미끌미끌한 얼음판으로 만들어버렸다.
여지없이 그 시간이면 운동장을 찾으시는 세 어르신들...
이런 날엔 그냥 되돌아갈 듯 하건만 인조잔디구장으로 들어가신다.
풀밭처럼 폭신한 데다 초록빛을 밟는 순간 이내 동심이 되신 걸까?


갑자기 저만치 보이는 축구공을 향해 가시더니만 힘찬 기합과 함께 냅다 공을 차신다.
이에 이쪽 저쪽에서 공을 받아 차시는 어머님들...
졸지에 노인들의 즐거운 함성과 웃음소리가 마을 한복판 축구장을 가득 메웠다.
자신의 연세를 아예 잊으신 양 축구공을 신나게 쫓아다니시는 모습들...
비록 몸은 늙었어도 마음만은 여느 젊은이 못지 않게 활기로 가득하다.
아니, 천진무구한 어린아이가 따로 없다.
바라보는 내내 코끝 찡한 감동이 밀려옴은 왜일까?

온갖 산새들의 왁자지껄한 환호와 박수갈채 속에 축구 경기가 그칠 줄을 모른다.
30여 분이 지나 이제 그만하시는 게 좋겠다 여쭈니 그제서야 아쉬운 듯 퇴장하신다.
등이 땀으로 흥건하다며 환한 미소 지으시는 얼굴의 홍조가 새악시처럼 예쁘다


돌나라 한농 청송골 주민들~ 가로등 불빛아래서...


84세 어머님 운동장 5섯바퀴 도시고

허리운동을 하십니다




오로지 자식들에게 행복하고 편안한 세상을 물려주려,
일평생 인고의 세월을 숙명처럼 묵묵히 견뎌오신 아버님 어머님..!
부디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하소서!
부디 우리 곁에 즐거운 웃음소리로만 오래오래 머무소서!


돌나라 한농 청송골에
추운 겨울철에도 아침부터 노인 웃음소리가 햇살처럼 산골짝에 가득한 걸 보니
올해도 꽤나 좋은 일들이 넘쳐나지 않을까?


[출처] 한농마을, 잘되는 집안에서 들리는 노인 웃음소리|작성자 고은미소